사회기여 높여 소비자신뢰 확보… 성장위주서 앞다퉈 전략 전환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진두지휘
네이버 ‘탄소 네거티브’ 가속도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는 ‘ESG’ 경영을 강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빠른 성장세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사회에의 기여를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12일 이사회에서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위원회는 카카오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 감독하게 된다. 김 의장 외에 사외이사인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가 멤버로 참여한다.
카카오는 12일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위한 ‘기업지배구조헌장’도 내놨다. 이사회의 감독 아래 경영진은 건전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이달 4일에는 구성원과 비즈니스 파트너의 인권 보호 및 이용자의 정보 보호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의무, 디지털 책임, 친환경 원칙을 담은 ‘인권경영선언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ESG 경영 전략에는 김 의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자인 김 의장이 직접 초대 ESG 위원장을 맡은 건 그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카카오톡 10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사회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도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0월 네이버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서 “204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배출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배출량 ‘제로(0)’를 뜻하는 탄소중립보다 강화된 개념이다. 국내 기업 중 탄소 네거티브를 선언한 곳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ESG 위원회를 설치했고 그해 12월 ESG 전담 조직 구성을 마쳤다.
이 밖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배달 플랫폼 업체 중 처음으로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상위그룹에 선정됐다. 플라스틱 저감 캠페인을 통해 환경 보호를 경영 전략으로 추구했던 점을 평가받았다.
이처럼 IT 플랫폼 기업들이 ESG 경영 강화에 나서는 건 이들 기업에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23개였던 글로벌 ESG 규제는 2018년 210개로 늘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ESG 경영 여부를 투자의 중요 결정 요인으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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