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항공 산업의 구조, 판도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항공 산업은 크게 변화할 것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같은 인수합병(M&A)이 항공업계에서 더 많이 이어질 겁니다.”
스타얼라이언스의 제프리 고 대표(52)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여러 경험을 터득했다.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항공업계가 올해부터 큰 변화 속에서 회복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스타얼라이언스는 대한항공이 소속된 ‘스카이팀’의 19개사보다 많은 26개사가 모인 항공 동맹체다. 한국 취항사도 15개로 스카이팀보다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한국 국제선 점유율은 21.8%로 스카이팀과 시장을 양분한다. 스타얼라이언스는 항공 시장이 악화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이탈까지 이어지며 아시아 사업에서 악재를 만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M&A를 주도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M&A 효과로 제시한 ‘연 3000억 원 추가 수익’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경쟁과 혁신이 항공 산업에 막대한 이익을, 고객에게는 일류 서비스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M&A로 가장 중요한 건 업체 간 경쟁과 소비자 혜택이 손상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아시아나항공 회원 2000여 만 명이 스타얼라이언스를 통해 적립한 마일리지와 제공 받은 서비스가 어떻게 유지될지는 14일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의 M&A 심사와 각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검토 등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고 대표는 “아시아나항공의 이탈은 안타깝고 유감이지만 스타얼라이언스는 혁신과 경쟁으로 앞으로도 한국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일본공수(ANA), 중국국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아시아태평양 회원사를 통해 매우 중요한 전략 시장인 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대만 등 스카이팀과의 경합 국가는 물론이고 싱가포르 일본 태국 등 스카이팀이 없는 곳과 연계해 ‘통합 대한항공’과의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국에서의 새 회원사 유치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이탈이 곧 한국 소비자의 스타얼라이언스 이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스타얼라이언스는 한국에서 계속 존재할 것이고, 아시아나항공 이탈 후의 구체적 전략에 대해선 적절한 때에 한국에 소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부터 스타얼라이언스를 이끄는 고 대표는 앞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항공전문 법률사무소(로펌)에서 근무했다. 항공 산업의 경쟁에 대한 연구로 영국 셰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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