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를 “필요하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군 안팎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미일 양국이 항모타격단(CSG)을 투입해 올해 첫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시어도어 루즈벨트 핵추진 항공모함(CVN71)을 주축으로 한 제9항모타격단이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과 태평양 일대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존핀(DDG113)·벙커힐(CG 52) 등 미 해군의 이지스함 2척과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곤고), 신형 호위함(아사히) 등이 참가했다. 훈련 장소는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으로 알려졌다.
동중국해 진출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8차 당 대회 열병식에서 ‘북극성-5형’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한 북한에 경고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인도태평양사는 이번 훈련을 통해 양국군의 상호 운용성과 대비태세를 증진하는 한편 역내 파트너 국가들의 이익 수호를 위한 다양한 방어 옵션을 제공하는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첫 미일 연합훈련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현재 요코스카 기지에 미 7함대의 주력인 로널드레이건 항모(CVN76)이 배치된 상태에서 해상자위대가 다른 미 항모강습단과 일본 인근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해상자위대가 미 항모강습단과의 훈련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운용 능력을 배양하고, 미일동맹의 공고함을 과시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국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군은 최근 남태평양 괌 일대 해상에서 미국 주도로 실시된 다국적 대잠훈련인 ‘시드레곤’에 불참했다. 지난해 훈련에는 대잠초계기(P-3C) 1대를 파견해 처음으로 참가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빠진 것이다. 군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협력 구상과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고려해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잠초계기를 파견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와 함께 다양한 대잠훈련을 진행했다, 군 관계자는 “대북관계와 코로나19로 연기·축소된 한미연합훈련의 공백을 일본이 미일연합훈련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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