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4000억 원 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정보기술(IT)와 콘텐츠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 플랫폼 동맹’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네이버는 빅히트 자회사 비엔엑스에 4118억 원을 투자해 지분 49% 지분을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비엔엑스는 빅히트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이와 함께 네이버의 K팝 커뮤니티 플랫폼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 작업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가 손을 잡은 것은 지식재산권(IP) 강화로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려는 네이버와 IT 인프라 역량을 키우려는 빅히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콘텐츠 송출 및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기술력과, BTS라는 글로벌 IP를 보유한 빅히트의 비즈니스 역량을 합치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에서 팬과의 접점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팬 커뮤니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지난해 누적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했으며, 현재 1603개의 스타 채널 보유 중이다. 빅히트 팬 플랫폼 위버스의 누적 다운로드는 1700만 건, 가입자는 1920만 명인데, 이중 해외 이용자가 대다수다.
앞서 네이버는 글로벌 콘텐츠 확보를 위해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원,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에 13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CJ그룹과의 6000억 원 규모 지분교환을 통해 자체 콘텐츠 제작 기반도 갖췄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IT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네이버의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업체 네이버제트에 YG와 JYP는 각각 50억 원을, 빅히트는 70억 원을 투자한 상태다.
문정빈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BTS를 보유한 빅히트와 손을 잡으면서 일본, 동남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호 강점을 활용해 다양한 해외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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