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논란]
美유통업체 ‘게임스톱’ 주식
헤지펀드들 공매도 나서자 개미들 뭉쳐 “적극 매수” 반격
머스크도 “맹폭하라” 지원나서… 헤지펀드, 주가급등으로 큰 손실
“게임스톱을 달로 보내자(#GMEtothemoon)”
최근 미국 내 주식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선 이런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의 주식을 두고 월가 큰손인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나서자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으로 조직력을 갖춰 주가를 끌어올리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여파로 게임스톱 주식은 하루 새 134% 급등했다. 한국에서도 공매도가 재개되면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134.84% 치솟은 347.51달러에 마감했다. 전날에도 92.71% 급등했다. 이달 4일 17.25달러에 불과하던 이 회사 주식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20배 수준으로 뛰었다.
1984년 설립된 게임스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디오게임 유통업체였다. 하지만 헤지펀드들이 게임스톱의 주가 하락을 점치며 공매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을 이겨보자”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고 실제 적극적인 매수로 대응했다.
과거 공매도 압박에 시달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6일 트위터에 ‘Gamestonk’(게임스톱+맹폭격을 뜻하는 stonk를 더한 단어)라는 게시물을 올리자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 ‘혈투’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채팅방에는 ‘게임스톱 개미단합방’ 등이 잇따라 개설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실제 이달 18∼27일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게임스톱 주식은 5992만 달러(약 667억 원)어치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순매수액이 많은 미국 주식 36위에 이른다.
게임스톱 공매도에 나섰던 미국 헤지펀드들은 개인의 반격에 밀려 100조 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의 가격이 급등하면 더 비싼 값으로 주식을 사서 되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은 자산(125억 달러)의 30%에 해당하는 손실을 봐 파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게임스톱의 기업가치(펀더멘털)는 변한 게 없어 한국과 미국 개미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폭탄 돌리기’식 투자에 나선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백악관까지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백악관 경제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게임스톱과 최근 주가가 폭등한 다른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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