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 첫 사망자 발생할 듯…뇌사 20대 인공호흡기 제거 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4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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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당국이 발포한 실탄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진 여성 마먀 트웻트웻 킨 씨(20)의 가족이 13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제거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1일 쿠데타 발생 후 당국 진압으로 숨진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킨 씨의 가족은 그의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조만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언니는 “여동생이 겪은 고통을 보상 받기 위해서라도 모든 국민이 군부독재의 뿌리가 뽑힐 때까지 계속 싸워 달라”고 촉구했다. 9일 수도 네피도의 반정부 시위에 참석한 킨 씨는 경찰의 물대포를 피해 버스정류장에 있던 중 실탄 사격에 쓰러졌다.

13일 군부 또한 법원 승인 없이 시민을 체포하거나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명령을 내려 유혈진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앞서 12일 2대 도시 만달레이 경찰은 시위대를 지지한 킨 마웅 르윈 만달레이 의과대 총장의 자택을 급습해 그를 체포하려다 주민 항의로 물러났다. 군부는 시위에 동참하거나 이들을 지지하는 의료진 등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현재 미얀마 곳곳에서는 6일부터 13일까지 8일 연속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12일은 독립영웅 겸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의 생일이어서 많은 시위대가 그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13일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군부가 사람들의 주목도가 덜한 야간에 반정부 인사를 집중 체포하는 것을 두고 “야간 납치를 중단하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쿠데타 이후 정치인, 시민운동가, 언론인, 승려, 학생 등 350명 이상이 불법적으로 구금됐다”고 비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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