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일 아닌 ‘코로나 우울’… 1년간 심리상담 136만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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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우울감 호소 늘어
자살 고위험군 증가율 1년새 5배

‘여행 가이드.’ 8년간 정성훈(가명·62) 씨의 명함에 적힌 직업이다. 생계 수단이지만 매일 새로운 사람과 만나면서 의욕과 활기를 얻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지금 그에겐 활력이나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지난해 3월 정 씨는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그날 잠자리에서 정 씨는 밤새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 밤이 길게 가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1년이 되도록 정 씨는 복직은커녕 다른 일도 구하지 못했다. 김밥 한 줄로 해결하던 세 끼를 두 끼로 줄였다. 그는 “뭘 하고 싶어도 사회가 나를 받아주지 않는구나, 난 쓸모가 없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고 토로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에서 이뤄진 심리상담은 136만1403건. 지난해 정부에 등록된 자살 고위험군도 1만9471명으로 2019년보다 13.4% 늘었다. 전년도 증가율의 5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2년 차인 올해 사회 곳곳에서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본다. 정부가 제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종식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우울#심리상담#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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