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잠재적 손실 걱정”
NYT 주최 콘퍼런스서 비판
이주열 총재도 “내재가치 없다” 평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불붙고 있는 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다시 한 번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가상화폐를 ‘내재 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며 “지금의 가격은 이상 급등”이라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비트코인은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며 “사람들은 그게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투자자들이 당할 잠재적 손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했던 것에 비해 강도가 더 세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들 역시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얼마 전 “우리는 비트코인을 매수 또는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제임스 불러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도 “비트코인이 달러화를 위협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주열 총재도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가상화폐)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단기간에 급등했고 암호자산(가상화폐)은 태생적으로 내재 가치가 없는 자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기준이나 판단의 척도로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 아닌가 싶다.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날도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만 달러 이상 오르내리면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갔다. 21일 5만800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시세는 22일 한때 4만8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한편 민간의 가상화폐에 맞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도 올해 안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재무장관은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CBDC 설계와 기술 측면에서 검토가 거의 마무리됐다. 올해 안에 가상 환경에서 파일럿 테스트(시험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CBDC가 발행되면 디지털 경제에 맞춰 법정 화폐를 공급하기 때문에 가상화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리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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