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상반기 대졸 공채 이번주 스타트… 4대 그룹 중 유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5일 03시 00분


전자-디스플레이-SDI 등 계열사, 이르면 이번주 모집 공고 계획
포스코 이어 롯데-GS 공채도 임박… 현대차-LG-한화는 수시채용으로
SK도 “상반기 공채 올해부터 안해”… “취업문 계속 좁아져” 취준생 한숨

올해 상반기(1∼6월) 정기 공개채용(공채) 시즌이 시작됐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이번 주 대졸 신입사원 정기 공채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한 대규모 정기 공채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이달 2일 서류 접수를 시작한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다.

상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됐지만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채용 한파’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 그룹 차원에서 한 해 수천 명씩 신입사원을 뽑는 정기 채용 방식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 수시 채용 전환 계획을 밝힌 SK는 올해 상반기 정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계열사별 수시 채용으로 대신할 계획이다. 현대차 LG 한화 등은 이미 그룹 차원의 대규모 정기 공채 대신 수시 채용을 도입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직간접적 비용 소모가 큰 대규모 정기 공채 대신 필요한 인재를 직무에 따라 수시로 뽑는 방식이 올해 더욱 보편적 흐름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 곧 대졸 공채 시작, 롯데 GS도 “준비 중”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주요 삼성 계열사들은 이르면 이번 주 대졸 신입사원 정기 공채 일정을 밝힐 계획이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류전형, 삼성직무적성검사,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합격자를 선발한다.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공채 공고가 4월로 늦어졌지만 올해는 예년처럼 3월 공고, 5∼6월 GSAT 실시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인력 규모를 꾸준히 늘려 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직원 수는 2019년 대비 4233명 늘어난 10만9490명이었다.

포스코는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올해 상반기 정기 공채 일정을 이미 시작한 상태다.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은 이달 19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포스코는 인성·적성검사(PAT)와 1,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며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고려해 면접 일정은 추후 고지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상·하반기 정기 공채 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롯데 GS는 곧 상반기 채용 일정 및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계열사별로 나눠 정기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 관계자도 “조만간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등 각 계열사 채용 일정이 확정돼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취업준비생 “취업문 점점 좁아져”

주요 기업이 상반기 공채 포문을 열었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취업문이 계속 좁아지고 있다”며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기업별 채용 공고가 준 데다 그나마 수시 채용 위주의 채용 공고가 많아 취업 준비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취업준비생은 “신입 수시 채용 방식 중 상당수는 3∼6개월 동안 인턴 기간을 거친 뒤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인턴의 벽을 넘기도 쉽지 않고, 취업에 실패한 인턴 경력이 제대로 된 ‘스펙’이 될 수도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영난으로 전체 인력 규모를 줄이려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취업준비생들은 ‘경력’을 쌓을 만한 기회조차 잃어 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달 초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500대 기업 채용 관련 설문조사에서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했다”고 답한 응답 기업은 36.4%에 불과했다. 또 “신규 채용 방식으로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는 기업은 76.4%였고 이 중 절반(38.2%)은 “수시 채용만으로 직원을 뽑는다”고 밝혔다.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51.1%)이 꼽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제 ‘공채 시즌’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그룹보다는 개별 기업, 기업보다는 자기 전공에 적합한 직무에 집중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며 “수시로 뽑는 곳이 많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 기업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별 인턴 프로그램 등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삼성#상반기#공채#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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