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지지세’ 윤석열 , 2위 이재명과 대선지지율 격차 더 벌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5일 11시 58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동아일보DB
윤석열 전 검찰총장. 동아일보DB


검찰총장 중도 사퇴 후 지지율이 수직상승하며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올랐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격 사퇴라는 정치적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로 ‘반짝 인기몰이’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윤 전 총장이 2위와의 격차를 오차 범위 밖인 10%포인트 넘게 벌림으로써 견고한 지지세를 확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37.2%로 같은 조사에서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 이재명 지사는 24.2%, 3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3.3%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일주일 전보다 4.8%포인트 상승해 2위 이 지사와의 격차가 8.3%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벌어졌다.

윤 전 총장은 2주 연속 지지율 1위를 유지한 데다 그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켜온 이 지사와의 차이를 벌림으로써 그에 대한 지지세가 확실한 실체와 기반이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총장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강한 지지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가정주부(54.0%)와 중도성향층(45.7%), 자영업(43.9%), 서울(46.1%), 대전·세종·충청(46.7%)의 지지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아 기존 보수 야권 후보에 비해 연령과 지역, 이념적으로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71.2% 지지를 받았고, 보수성향층 54.2%, 대구·경북 52.6%, 60세 이상 49.1%, 50대 45.1%의 지지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확대된 배경에 최근 여권을 궁지로 몰아넣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기 신도시 대상지를 넘어 전국적으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권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대응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말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 의지를 천명했지만 그 이후 실제 진행된 과정을 보면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끈 데다 수사 경험과 능력이 입증된 검찰을 중심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하지 않고 경찰 위주의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를 꾸리면서 ‘여권이 선거를 앞두고 사건을 덮는 데 급급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여론 악화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특히 정부가 미적댄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LH 사태’가 윤 전 총장 중도 사퇴와 맞물리면서 그간 망설임 없이 대형 비리 사건을 수사해온 윤 전 총장의 ‘엄정 수사’ 이미지가 더 드러나 보이게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이번 사태를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고 규정한 뒤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여러 생각 할 것 없이 수사를 가장 잘 할 수 있도록 별도 팀을 구성해 전방위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인데, 대중이 윤 전 총장이 그간 보여준 수사 의지를 평가해 그의 주문에 공감한 결과가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LH 사태’가 정부여당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2월 2주차 이후 5주 만에 40% 아래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8~12일 전국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주보다 2.4%포인트 떨어진 37.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1.7%포인트 올라간 57.4%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리얼미터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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