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초고속 전기차 충전 사업 브랜드 ‘E-pit(이-피트·로고)’를 공개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충전 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3일 E-pit 공개와 함께 충전 생태계 조성 계획을 공개했다. E-pit는 자동차 경주 경기 중 차량 수리와 주유를 위해 잠시 정차하는 공간 ‘피트스톱’에서 따온 이름이다. “전기차 충전소를 전기차를 위한 피트스톱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E-pit에서는 800V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전기차에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5분 충전만으로 약 100km 주행이 되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뼈대) ‘E-GMP’가 지원하는 기능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도 800V 충전이 가능하다. E-GMP 플랫폼 차량이 아니더라도 ‘DC콤보 타입1’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라면 모두 E-pit에서 충전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대부분이 이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E-pit 충전소에서 ‘플러그 앤 차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기차에 사용자 개인정보 및 결제정보 등을 저장해두면 충전 때 충전기를 차와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충전비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올해부터 출시되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모든 전기차에 이 기능이 적용된다. 현대차그룹 직영이 아닌 외부 사업자가 E-pit 충전소를 운영하는 경우에도 스마트폰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별도 카드 없이 인증과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E-pit 충전소는 다음 달 중순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도심 충전소 8개도 마련된다. 고속도로에 충전기 72기, 도심에는 48기가 설치된다. 현대차그룹은 E-pit 충전 생태계 확대를 위해 외부 사업자와의 협업도 적극 모색한다. 기존 현대차, 기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충전소도 향후 E-pit으로 통합한다.
현대차그룹 E-pit 출시로 전기차 초고속 충전 경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테슬라는 자체 구축한 전용 급속 충전소 ‘슈퍼차저’를 도심을 비롯한 대형 쇼핑몰, 호텔 등 지역별 거점에 설치해 전기차 시장에 수월하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서울 도심을 시작으로 전용 충전소 설치에 나섰다. 한국토요타자동차도 내년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 충전소 보급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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