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게 인기 있는 강릉, 멀리서 오는 이들이 많은 여수, 40대와 50대가 돈을 많이 쓰는 속초….
국내 유명 바다관광지를 찾는 이들의 특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지역별 방문자의 나이, 성별, 거주지, 소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관광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알 수 있다. BC카드, KT, 티맵 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해 사흘 전 수치까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회원 가입을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원 강릉 속초, 경남 통영, 전남 여수, 충남 보령까지 바다관광지 5곳의 방문자를 조사한 결과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가 났다. 강릉은 20대 관광객 비율이 25%로 가장 높았다. 속초는 20∼50대가 고루 분포됐다. 이런 차이는 서울∼강릉 간 고속철도(KTX)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대는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기에 KTX로 갈 수 있는 강릉을 선호한다는 것. 거리별로는 190km 이상∼240km 미만 지역에서 오는 이들이 강릉은 25%였지만 속초는 12%에 그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됐다.
눈에 띄는 건 속초에서 40, 50대의 소비성이 높다는 것. 정석인 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속초에는 척산 온천지구, 설악산, 아바이마을, 대포항 등 볼거리 먹거리가 많아 40, 50대가 이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영은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에서 두루 찾았다. 240km 이상에서 온 이들이 20%였고 30km 미만, 30km 이상∼70km 미만도 각각 25%, 22%였다. 통영케이블카, 욕지도 모노레일, 풍성한 해산물이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여행지에서 비용을 아낌없이 지출하는 신혼·영유아 가구가 많이 와 소비성도 높았다. 여수는 KTX로 갈 수 있는 데다 여수해상케이블카, 다양한 규모의 숙박시설, 빼어난 야경을 갖춰 240km 이상 먼 거리에서 오는 이들의 비율(29%)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보령은 70km 이상∼140km 미만이 44%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많이 왔다.
최신 관광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플랫폼은 해외에서 보기 어렵다고 한다. 박상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스마트관광원 교수는 “싱가포르, 포르투갈, 호주는 3∼4년 전 관광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지만 공공부문 자료 위주로 만들어 정보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카드, 통신, 내비게이션 등 세세한 자료를 활용해 신속하게 업데이트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은 지방자치단체, 여행사가 관광객 유치 전략을 정교하게 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관광공사는 국내 여행 정보 포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여행지를 추천하고 관광지별 혼잡도를 보여준다. 이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개별 여행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서비스는 확대될 예정이다. 김영미 관광공사 관광빅데이터실장은 “온라인으로 결제할 경우 업종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등 새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예측 분석을 통해 선제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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