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마스크 착용 피부 손상 이유 찾았다

중앙대학병원, 마스크 착용후 피부 변화 연구
착용 시간 길어질수록 피부 온도·습도·pH 상승
피부손상 지표인 피지분비·경피수분손실도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피부 습도·온도가 상승하고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는 등 피부가 손상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유광호, 김범준 교수와 한혜성 전공의 연구팀은 최근 의료 종사자들의 안면 마스크 착용 후 피부에 미치는 생화학적 변화 영향을 분석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팀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건강한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용 마스크, 보건용 마스크(KF94)를 착용하기 전과 후에 피부 수분량, 경피수분손실량(TEWL), 피부홍반, 피지분비량, pH, 피부온도의 변화를 측정해 피부에 미치는 변화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마스크 착용으로 노출이 되지 않은 양볼과 코 끝에서는 마스크 착용 시 노출 부위인 이마 및 미간에 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피부수분량, 경피수분손실량, 피부홍반, 피지분비량, pH 및 피부온도가 모두 늘어났다. 이런 변화는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보다 변화 정도가 더 심했지만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피부 습도, 온도 및 피지분비량이 증가하고 피부장벽 손상 지표인 경피수분손실량과 pH의 증가가 확인돼 장기간의 마스크 착용이 피부 장벽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한 전공의는 “최근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안면 부위에 소양증과 염증성 병변 등 일명 ‘뾰루지’와 같은 모낭염과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런 발생 원인을 보다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안면 마스크 착용이 새로운 일상이 돼버린 현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안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다양한 피부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학교 교원 연구과제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유럽접촉피부염학회지(Contact Dermatitis)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