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재 쌓여있던 역전시장 앞 공터…꽃밭·작은 도서관으로 탈바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0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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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점포가 즐비할 정도로 침체를 걷던 강원 원주시 학성동 역전시장에 생기가 돌고 있다. 원주시가 도시재생사업 추진한 이후의 일이다. 시장 32개 점포 가운데 7곳에 지역 예술인이 입주했고,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도 생겼다. 폐자재가 쌓여있던 공터는 꽃밭으로 변했다. 또 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도 조성 중이다.

1980년대까지 많은 버스 노선이 경유해 사람들로 북적이던 역전시장은 인근의 법원과 원주역 이전 등으로 공동화가 가속됐다. 빈 점포가 늘어나고 사람들의 발길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원주시가 지난해부터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학성동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 활성화 취지에 공감한 일부 건물주가 점포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무상 제공 점포에는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은방울 수다방과 역전연가 카페가 들어섰다. 역전연가 카페는 장애인 바리스타가 질 좋은 음료를 2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역전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역전사랑방’이라는 마을공동체를 조직해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점포 주인이 1년 동안 공간을 무상 제공한 덕분이다. ‘눈치 없는 도서관’으로 명명된 이 공간은 어린이와 장애인 등이 눈치 보지 말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서관 운영은 원주시 장애인 주간활동 제공기관인 피어라풀꽃과 학성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돕는다.

28일 개관 예정인 이 도서관의 도서는 각계의 온정으로 채워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가 이어지고 있고 강원랜드 직원들은 1주일 동안 300권을 모아 보내오기도 했다. 도서관에는 시장 상인과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마련된다. 공용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호소한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역전시장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돼 거리 자체가 미술관으로 변했다. 37명의 작가들이 시장길 곳곳에 글라스페인팅, 파타일 등으로 색을 입혔다. 솟대와 공존의 나무 등 다채로운 미술 작품이 주민들을 반기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한마음 주민공유 공간 조성이 시작되고, 7월에는 여성친화문화공간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된다. 내년 말까지는 학성문화공원, 주민 커뮤니티센터, 문화예술 공간 조성,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기반시설 사업도 완료될 예정이다.

역전사랑방 마을공동체 대표인 정운암 6통 통장은 “마을 사람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통해 학성동 주민들이 하나 되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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