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정당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윤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과는 상반된 발언으로, 국민의힘과 김 전 위원장 간의 야권의 대선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자기 확신이 서면 5월 중순 정도 되면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은 국회의원 선거와 달라서 정당이 크게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선 캠프가 만들어져서 그 사람들이 주도해 선거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내가 이번에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색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일반 정치인들이 추구했던 대로 안이한 방식을 택한다면 정당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돈과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사람은 가만히 놔둬도 모여들게 되어 있으니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 돈 문제도 군중동원 시대가 지나서 크게 염려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무소속 출마했던 방식으로 채권 발행 후 선거가 끝나고 다시 받아갈 수 있다”면서 국민펀드 모금 방식도 제시했다. 지난달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대선 후보는 일주일에 1000만 원 가까이 돈을 써야 한다. 정치 자금은 입당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모두 개인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입당 불가피론’을 제시했다.
지난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 등 후보들은 국민의힘 중심의 대선 플랫폼을 주장하며 김종인 당 대표 추대론엔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행 다리’를 끊으며 자신의 대선 주도권을 강화하려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혁신 경쟁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선 “정치인은 항상 변신을 해야 하는데, 이 지사는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은 탁월하다고 본다. (야권이) 간단하게 이 지사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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