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열린 취임 4주년 기념연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인정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런 문 대통령의 반응은 1월과는 큰 온도차가 있는 대목이다.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저의 평가를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단언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등 윤 전 총장이 여권과 노골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시점이었지만 윤 전 총장을 발탁한 문 대통령은 일단 포용적인 모습을 보인 것. 당시에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나 약 두 달 뒤, 문 대통령의 예측과 달리 윤 전 총장은 총장직을 던졌다. 아직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문 대통령도 ‘유력 차기 대선 주자’라고 인정할 정도가 됐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심기가 결코 편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문 대통령이 직접 윤 전 총장을 입에 올리면 어떻게든 논란이 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반응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좌천 됐던 윤 전 총장은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되며 화려하게 일어섰다. 이어 2019년 문 대통령은 윤 전 총장을 검찰 수장에 임명하고, 임명식 자리에서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승승장구 하던 시절, 청와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을 맡고 있었다.
윤 전 총장에 대해 말을 아낀 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수사 등과 관련해 “원전 수사 등 여러 가지 수사를 보더라도 이제 검찰은 별로 청와대 권력을 겁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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