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영상진단 장비 도입하고
교수들은 판독시간 최소화 노력
검사결과 빨리 들어 환자들 만족
식당을 운영하는 A 씨(42)는 식자재를 옮기다가 평소에도 통증이 조금 있었던 허리를 삐끗했다. 그런데 보통 일주일이면 사라지던 통증이 이번에는 한 달 이상 지속됐다. 그는 병을 키울 수 있다는 걱정을 하면서 인하대병원에 진료 예약을 했다.
병원에 가기 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고 판독 결과를 듣기까지 보통 일주일 이상 걸린다는 경험담이 많았다.
그러나 A 씨는 오랜 기다림 없이 3일 만에 외래에서 진료과 교수에게 검사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또 허리 디스크로 진단돼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통증뿐만 아니라 허리 문제로 갑자기 식당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는 심리적 불안까지 해소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오랜 예약의 기다림 끝에 대학 병원 외래진료를 보고 검사를 받은 후에는 그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한다. 담당 교수나 간호사가 영상 판독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방문 일자를 미루는 경우도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난감하고 걱정스러운 마음도 지속된다.
A 씨의 자료를 판독한 이로운 인하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영상의학은 질환의 신속한 치료 계획 수립과 적합한 치료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정확한 판독 소견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고 설명했다.
초음파, 엑스레이, CT, MRI 등 영상의학 검사의 빈도가 월등히 잦아지고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영상의학 검사 수준도 고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영상의학 검사 분야에서 판독 소요시간에 대한 국가나 학회의 지침은 없다.
미국 방사선의학회에서 영상검사 소견의 소통과 판독소견서 작성 및 판독 소요시간 준수를 위한 실천 지침을 내놓고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대부분의 국내 상급병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응급실과 병동검사를 기준으로 24시간 이내, 외래진료의 경우 7일 이내 또는 외래방문 전으로 판독 소요시간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인하대병원의 경우 최신 영상진단 장비의 지속적인 도입과 업데이트, 영상의학과 교수들의 자체적인 노력 및 판독 프로세스 개발로 판독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엑스레이를 이용한 디지털 일반촬영장치, 상·하부 위장관 등의 투시 촬영기뿐만 아니라 현존 초음파 장비 중 가장 최신 기기(필립스사의 EPIQ Elite)와 우수한 혈관조영 기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2, 3차원 영상과 혈관조영술 영상까지 만들 수 있는 다중채널 컴퓨터단층촬영기(MDCT), 최첨단 3.0T 자기공명영상 장비를 다수 가동 중이다. 5월 중에는 최신 MRI 장비(필립스사의 Ingenia Elition 3.0T) 가동도 시작한다.
최신 장비를 통해 얻어지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이용해 광범위한 부위에 걸쳐 여러 질환을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이 교수가 특허를 출원한 프로그램들도 판독시간을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임상 상황에서 영상의학 검사의 판독 소요시간을 예측하기 위한 장치 및 그 방법’을 국내 최초로 발명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소아 환자의 성장 확인을 위한 골연령 측정 검사에서 팔꿈치뼈의 골연령 판독을 보조하는 ‘Elbow Bone Age’ 프로그램은 알고리즘을 통해 뼈 나이를 산출하고 자동으로 판독하는 시간을 15초 이내로 줄였다.
이 교수는 “병원의 임상 상황에 널리 활용돼 진료의 효율을 기할 수 있다는 마음에서 무상 기술 이전도 생각하고 있다”며 “연구와 발명을 통해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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