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북 잡고 1위로 올라선 19일… 수비 3명 제치고 선제골로 4득점째
7일엔 2002월드컵 홍명보 득점후 오른손 번쩍 든 세리머니 보여
“왼발 슛 장점… 감독님도 칭찬”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그라운드가 벌써부터 뜨겁다. 이 가운데 울산도 ‘슈퍼 루키’ 김민준(21·공격수)의 활약에 힘입어 19일 라이벌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4-2로 이기며 선두를 탈환했다. 김민준은 수비수 세 명을 잇달아 제친 뒤 자신의 주포인 왼발이 아닌 과감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김민준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앞서 경기들 중에서 이겼어야 할 경기에서 비긴 경우가 있어 전북전은 꼭 이겨야 된다고 선수 모두 생각했다”며 “이젠 홍명보 감독님부터 선수들까지 모두 ‘다음을 향한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입단 2년째인 올해 데뷔전을 치렀지만 김민준은 울산이 키운 준비된 공격수였다. 그는 울산의 유스팀인 현대고 시절부터 골잡이로 맹활약했다. 2018년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전승 우승을 비롯해 K리그 18세 이하(U-18)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다. 2019년 울산에 우선 지명된 그는 울산대로 진학해 주전 공격수로 뛰면서 U리그 14경기 7골로 활약하며 지난해 울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달랐다. 울산에는 설영우(23)와 박정인(21) 등 또래 뛰어난 선수들은 물론 왼쪽 날개 자리에는 이청용, 김인성 등 국가대표 선배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는 지난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한시적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U-22 규정’(22세 이하 선수가 1명 이상 선발 출전할 때 교체 선수 5명 허용)을 개정하면서 그에게 운이 찾아왔다.
3월 6일 자신의 첫 선발 경기인 광주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어 기회가 올 때마다 골을 넣으며 현재 4골로 K리그1 득점 순위 9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의 강점은 왼발로 어떤 상황이든 마무리할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이다. 전북전 때처럼 오른발로도 골을 넣을 수 있다. 그는 “홍 감독님이 내게 늘 ‘너는 왼발 슈팅이 강점이니 자신감을 가지고 후회 없이 뛰고 나와라’는 말을 해주는데 그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수원의 유소년 팀인 매탄고 출신 3인방 ‘매탄소년단(정상빈, 강현묵, 김태환)’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같은 젊은 피로서 이들과의 맞대결은 그에게 긴장과 설렘을 함께 준다. 그는 “그들과 경기를 해보니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라는 것을 느꼈지만, 나라고 해서 저렇게 못 할 것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준이 지난달 7일 열린 서울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홍 감독의 2002년 월드컵 세리머니를 따라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감독님이 자신이 했던 세리머니를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가 재연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시즌 초반부터 해왔다”며 “서울전에서 골을 넣은 뒤 마침 그 생각이 떠올라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