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덩치가 너무 커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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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오천위 8단 ● 신진서 9단
준결승 1-1국 8보(116∼129)

좌상귀는 아직 100% 잡힌 게 아니다. 상변으로 뻗어 나온 백 대마가 선수로 살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백 16으로 붙여간 수가 흑으로서는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니다. 당장이라도 손을 빼서 좌상귀를 잡아 두고 싶지만 A의 곳을 젖힘당하면 상변의 피해가 너무 커질 게 불을 보듯 훤하다. 하여 흑 17, 19로 응대하고 말았는데, 신진서 9단의 표정엔 어둠이 가득하다.

이제 백 20으로 참고도처럼 백 1을 선수한 다음 3으로 막아 좌상귀를 살리는 수가 가능해졌다. 지금은 흑 4로 잡으러 가는 수가 성립하지 않는다. 백 5로 몰아 11까지 살면 바둑은 끝이다. 그런데 이 순간 자오천위 8단의 손길이 좌상귀가 아닌 우변으로 향하고 있다. 백 20으로 붙이면서 자포자기 상태였던 흑에게 실낱같은 기회가 생겼다. 흑 23으로 끊고 25로 잇자 이젠 백도 덩치가 커져서 손을 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결국 백 26으로 지켰고, 선수를 뽑은 흑이 27, 29로 좌상귀를 접수하면서 본격적인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구기호
#바둑#제9회#응씨배#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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