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기준 9억→12억땐, 부과대상 52만→25만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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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부동산세 개편 저울질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과세 대상을 줄여주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1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양도소득세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23일 국회와 정부 부처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선 종부세와 관련해 △현행대로 유지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 △종부세를 ‘공시가 상위 2%’ 주택에만 부과 △고령자나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과세 연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변수가 많은 상황이지만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쪽으로 제도가 개편될 경우 종부세 납부 대상이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례로 종부세 부과 기준이 공시가 ‘9억 원 초과’에서 ‘12억 원 초과’로 바뀌면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이 현행 52만4000채에서 25만9000채로 감소한다. 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기준 상위 2%에 속하는 주택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도입될 경우 종부세 대상 주택은 28만4100채로 줄어든다.

특위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는 1주택자가 갖고 있는 주택이라도 시세가 9억 원을 넘으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 양도세 부과 기준을 시세 12억 원으로 높여 양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는 1주택자가 늘어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공시가격 6억∼9억 원(시세 기준 9억∼12억 원)에 속하는 주택 80만∼90만 채가 새로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적용해온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폐지하는 방안도 여당과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 다만 등록임대주택 아파트는 전국 약 36만 채로 전체 아파트의 3% 수준에 불과하고 양도세 관련 정책을 정부가 금방 뒤집는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매물 유도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의 신뢰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전문가들은 현재 알려진 정도의 세제 개편으로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당수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에도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고 증여 등 차선책을 택하며 매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현재의 양도세 감면안은 1주택자에게 한정된 방안이어서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종부세#부동산세#양도세#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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