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아마존, ‘할리우드 사자’ MGM 10조원대 인수 임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5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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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_MGM(출처: 아마존=로이터 / MGM=홈페이지 갈무리). © 로이터=뉴스1
아마존_MGM(출처: 아마존=로이터 / MGM=홈페이지 갈무리). © 로이터=뉴스1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사인 MGM(메트로-골드윈-마이어) 인수를 눈앞에 뒀다. 최근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에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저마다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몸집을 불리기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 시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빠르면 이번 주에 인수 계약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약 90억 달러(약 10조1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마존이 2017년 미국 식품 체인인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에 인수한 것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미 경제매체 CNBC도 아마존의 MGM 인수가 이르면 25일 발표될 수 있다며 인수가격은 85억 달러에서 90억 달러 사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MGM은 1924년 설립된 미국 전통의 영화사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007 시리즈’, ‘록키’, ‘핑크팬더’ 등 수많은 대작 영화의 제작사로 잘 알려져 있다. 뮤지컬 영화의 고전인 ‘싱잉 인 더 레인’도 이 회사 작품이다. 이밖에 미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더보이스’를 비롯해 ‘서바이버’, ‘샤크 탱크’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도 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한 MGM은 회생 작업을 거쳐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애플과 넷플릭스가 MGM 인수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협상이 잘 진행되지는 않았다. 아마존이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에 맞서서 자체 비디오 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에 채워 넣을 콘텐츠를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미디어 업계는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바뀐 소비자의 수요에 적응하기 위한 치열한 인수합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워너미디어를 갖고 있는 미국 통신회사 AT&T는 지난주에 케이블TV 채널 사업자인 디스커버리와 합병 계약을 맺었다. 케이블 채널 CNN, HBO, 시네맥스 등을 거느리고 있는 워너미디어는 이로써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해 넷플릭스와 디즈니 추격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련 업계는 “다음은 어디 차례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NBC유니버설을 갖고 있는 컴캐스트와 비아콤CBS의 합병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스트리밍 시장의 대격변은 전통 미디어인 케이블TV의 퇴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비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각광을 받으면서 OT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억 명까지 급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넷플릭스는 글로벌 가입자 수가 최근 2억 명을 넘어섰다. 디즈니 플러스도 짧은 시간 내에 1억 명을 돌파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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