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몰아치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6월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에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36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주호영 의원과 4선 경력의 나경원 전 의원 등 중진들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1970년대생 초선인 김웅 김은혜 의원도 선전하고 있다. 전례를 찾기 힘든 ‘0선’ ‘초선’ 후보들의 약진에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조차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다.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는 취임 후 9개월밖에 남지 않은 내년 대선의 큰 그림을 그리고 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중대한 시기,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자리에 30대 젊은 신진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우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의미가 크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정치권 전체의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적 바람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 경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고 당원 투표가 70% 반영되는 만큼 실제 결과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신진 후보들의 새바람이 2030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여전히 ‘꼰대당’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변화와 혁신을 추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2030 젊은층, 합리적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이들의 지지는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지 못하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조건부 지지’였음을 되새겨야 한다.
어제 당 대표 후보 비전발표회에선 “당직 장사, 계파 줄 세우기로는 젊은 세대의 바람을 막을 수 없다”(이준석) “전쟁 경험 없는 장수는 안 된다”(주호영) “청년주자들과 힘을 모으고, 모든 대선 주자를 용광로에 녹여내겠다”(나경원)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이번 세대교체 논쟁이 나이나 선수(選數) 차이를 뛰어넘는 보수혁신, 대선 국면에서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어떤 비전으로 2030세대와 합리적 중도층의 마음을 잡을 건지의 치열한 가치 투쟁으로 승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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