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제외된 송교창 대신 발탁돼
골밑 탄력 뛰어난 대학 최고 센터
신인 드래프트 앞둔 프로팀 눈독
아시아컵-올림픽 예선 등 앞두고 라건아 백업 ‘히든카드’ 활용할듯
농구 인생에서 목표 설정과 동기부여가 불분명해질 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고려대 센터 하윤기(22·204cm)를 두고 하는 얘기다.
하윤기는 6월 필리핀에서 열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과 7월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 나서는 남자 농구 국가대표 최종 12명에 뽑혀 26일부터 경기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대표팀 최종 명단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2020∼2021시즌 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인 송교창(KCC)이 선발됐으나 부상으로 그가 대체 선발됐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가문의 영광이라는 마음으로 대표팀에서 집중해야 한다. 프로 진출에 앞서 정말 중요한 경험”이라고 조언했다. 하윤기는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으로 대학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는 만큼 단연 각 팀들이 눈독을 들이는 1순위 후보다. 한 프로팀 관계자는 “지난 시즌 팀 성적이 나빠 오히려 하윤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재목”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승선은 하윤기에게는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이다. 하윤기는 삼일상고 재학 시절 특급 유망주 빅맨으로 각광을 받았다. 탄력 있는 수직 점프로 역대급 하드웨어라는 평가도 받았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하윤기를 잡기 위해 치열한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교 때 십자인대 수술에 이어 지난해 발목 수술까지 받으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점프를 하다 내려올 때 부상 우려에 재활 트라우마까지 겹치며 리바운드 경합을 피하고 허슬 플레이를 주저했다. 성공률과 타점이 좋았던 외곽 슛마저 주춤했다.
주 감독은 “부상 뒤 기온이 낮을 때 ‘웜업’이 잘 안 되는데 필리핀처럼 날씨가 습하고 더우면 윤기가 살아나는 스타일이다. 센터로 프로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제대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윤기도 “부담 없이 하나 더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상현 대표팀 감독은 아시아컵 태국전 등에서 라건아(KCC) 등의 백업으로 하윤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조 감독은 “윤기에게 숙제를 몇 가지 내줄 생각이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고 센터 채치수와 닮은, 잠자던 괴물 센터가 대표팀에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윤기 프로필
▽생년월일: 1999년 3월 12일(22세) ▽신체조건: 204cm, 100kg(윙스팬 204cm) ▽포지션: 센터 ▽출신 학교: 연가초-삼일중-삼일상고-고려대(2018년 입학) ▽기록: 2020년 대학농구리그 1차 평균 23.0득점 7.6리바운드 1.4어시스트, 2021년 대학농구리그 1차 평균 16.6득점 9.0리바운드 1.8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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