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씩 나선 승부차기… 운명 바꾼 ‘거미손 킥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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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레알, 맨유 꺾고 유로파 첫 정상
GK 룰리, 맨유 데헤아 슈팅 막아내
120분 혈투 끝 이어진 명승부 마감
에메리 감독, 대회 최다 4번째 우승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스페인)이 27일 폴란드 그단스크의 스타디온 에네르가 그단스크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연장까지 1-1 무승부를 이룬 뒤 승부차기에서 11-10으로 이기며 우승했다. 구단 역사 98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비야레알 선수들이 트로피를 향해 환호하며 달려오고 있다. 사진 출처 비야레알 트위터 사진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스페인)이 27일 폴란드 그단스크의 스타디온 에네르가 그단스크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연장까지 1-1 무승부를 이룬 뒤 승부차기에서 11-10으로 이기며 우승했다. 구단 역사 98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비야레알 선수들이 트로피를 향해 환호하며 달려오고 있다. 사진 출처 비야레알 트위터 사진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양 팀 10명의 키커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했다. 이제 팀 운명은 수문장들에게 달렸다.

비야레알(스페인) 골키퍼 헤로니모 룰리(29)가 키커로 나섰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31)를 피해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에 공을 꽂아 넣었다. 이제 룰리가 막을 차례. 반대로 키커로 나선 데헤아가 오른쪽을 노려 낮게 깔아 찬 공은 룰리의 손끝에 걸렸다. 전후반 90분, 연장 전후반 30분, 15분간 이어진 승부차기 11번째 만에 승부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이 27일 폴란드 그단스크의 스타디온 에네르가 그단스크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치열한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11-10으로 맨유를 꺾었다. 우승 트로피와 상금 850만 유로(약 116억 원)도 차지했다. 비야레알은 또 역대 7번째 유로파리그 무패 우승을 기록한 팀이 됐다. 비야레알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5승 1무)와 토너먼트(7승 1무)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유로파리그 전신인 UEFA컵을 포함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결승에 오른 비야레알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98년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1923년 창단한 비야레알은 라리가에서 2007∼2008시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2008년을 끝으로 없어진 대회인 UEFA 인터토토컵에서 두 차례(2003, 2004년) 우승한 것이 전부다.

비야레알의 새 역사를 쓴 우나이 에메리 감독(50·스페인)은 이날 우승으로 개인통산 4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유로파리그 역대 최다우승 감독이다. 그동안 에메리 감독은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과 함께 유로파리그 3회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우승 주역은 역시 골키퍼 룰리다. 에메리 감독은 끝까지 룰리를 믿었다. 승부차기에 돌입했을 때 주전 골키퍼인 세르히오 아세뇨(32)를 투입하는 대신 경기를 뛴 룰리에게 승부차기를 맡겼다. 룰리 역시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며 결정적 순간에 선방했다. 에메리 감독은 “정말 기쁘다. 우리 선수들은 시즌 내내 열심히 했다”며 “오늘밤 맨유를 상대로 매우 치열한 경기를 펼쳤지만 우리는 이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맨유는 2016∼2017시즌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구단 ‘레전드’ 출신으로 2018년 12월부터 팀을 이끈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의 맨유 사령탑으로서 첫 우승도 무산됐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승부차기#거미손 킥대결#비야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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