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컷오프)에서 36세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로 통과했다. 이번 컷오프는 일반 국민 2000명, 당원 2000명을 대상으로 2개 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를 1 대 1 비율로 합산해 반영한 결과다. 이 전 최고위원이 41%를 기록했고 2위인 나경원 전 의원은 29%였다. 원내 경험이 없는 1위와 4선 의원 출신인 2위의 격차가 10%포인트가 넘었다. 뒤이어 주호영(5선), 홍문표(4선), 조경태(5선) 의원이 3∼5위로 본경선에 올랐다. 예비경선 성적은 본경선에 반영되지 않지만 이준석 바람이 실체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일반 국민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51%)은 나 전 의원(26%)을 압도했다. 당원 조사에서는 1, 2위 순위가 역전됐으나 그 격차는 1%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다. 적어도 당심에선 중진들이 우세할 거라는 일반적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보수 야당의 체질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당원들의 절박한 기대가 이준석 바람에 투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4·7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쇄신보다는 외부 대선후보 영입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바빴다. 누워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겠다는 한심한 태도다. 여당의 비호감도가 높아졌지만 야당의 비호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이유다. 이제 9개월여 남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보수 야당의 수권 비전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6월 11일 전당대회의 승부는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30% 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된다. 예비경선과 달리 당심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7 대 3 비율이어서 결과를 예단하긴 어려울 것이다. 당원 비중이 크다 보니 과거처럼 계파 싸움이나 줄 세우기, 흑색선전 등 구태가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번 전대를 보수 야당의 쇄신과 변화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졌던 과거 당내 경선의 양상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이준석 바람이 이번 전대에 던진 분명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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