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사들이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2017년 하반기(7∼12월) 이후 4년 만에 인상하기로 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관련 업체들은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을 t당 5만 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강판 가격은 t당 약 130만 원이다.
철강사들은 그동안 원자재 가격 급등을 근거로 자동차 업체들에 강판 가격 인상을 요구해 왔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5월 t당 100달러 수준이었다가 올해 약 230달러까지 올라간 뒤 현재는 190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수익성 하락 등을 이유로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올리는 데 반대해 왔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건을 무시할 수 없어 인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철강 및 조선 업계는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라 선박 등에 들어가는 후판 가격도 t당 10만 원 정도 인상한 바 있다.
현대차 쏘나타에는 약 900kg의 강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쏘나타 1대당 5만 원이 조금 안되는 수준의 부담이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당장 자동차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고 제조 공정 등을 조정해 비용 상승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 가격 현실화 차원이기 때문에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조선, 자동차 업계와는 주기적으로 가격 협상을 하고 있어서 수요처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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