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제조업과 수출 기업에 치우쳐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나 고용 상황 등 실물경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한국은행의 ‘주식시장의 실물경제 대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20년 코스피 상장기업의 부가가치는 전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10.8%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 수에서 상장기업의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4%대에 그쳤다. 이와 달리 미국은 상장기업의 부가가치와 취업자 비중이 모두 20%대(2019년 기준)로 높았다.
김도완 한은 거시재정팀 과장은 “주식시장이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나 고용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주식시장은 제조업이, 실물경제는 서비스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증시와 실물경제의 산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2020년 평균 기준으로 시가총액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8.6%인 반면 서비스업은 27.3%에 그쳤다.
코스피가 제조업 중심의 상장기업을 대표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업종별로 차별적인 영향을 주는 충격이 발생하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간의 괴리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보고서는 “경기선행지표로 주가를 이용할 때는 국내 증시가 전체 경제가 아닌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대한 정보를 주로 제공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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