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부터 ‘실패할 자유’ 강조
젊은 선수들에 최소 100타석 보장
“꾸준히 기회 주며 성장 환경 마련”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대타 카드를 적게 쓴 구단은 한화다. 31일 현재 46경기에서 총 22번의 대타를 기용했다. 대타 기용 최다인 KT(83번)는 물론이고 10개 구단 평균(52.6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적재적소에 활용되는 대타 카드는 때론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곤 한다. 그런데 왜 한화는 대타가 적을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사진)의 리빌딩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구단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한화는 동시에 베테랑들을 대거 방출하며 팀 분위기를 바꿨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평균 최고령(28.5세) 구단이었던 한화는 올 시즌 최연소(25.8세) 구단으로 거듭났다.
시즌 초부터 실패할 자유를 강조해온 수베로 감독은 대타 카드를 아낌으로써 선수들에게 ‘승부처에도 교체 없이 기회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심어주고 있다.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에게 승부처의 압박감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1군에 올라온 선수들에게 최소 100타석 이상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수베로 감독은 “꾸준히 기회를 주고 그 안에서 결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젊은 선수들을 대타로 기용해 자칫 생길 수 있는 역효과에 대한 근심도 담겨 있다. 수베로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은 타석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기도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승부처에 갑작스럽게 내보냈다가 오히려 타격감이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대타 기용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팀 내 최고참인 이성열(37)이 가장 많은 6차례의 대타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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