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모임서 참가자 질문에 답변
대선 진 뒤엔 ‘계엄령 발동’ 제안
공화당 내서도 비판 목소리 봇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사진)이 “미얀마식의 쿠데타가 미국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여 정치권에 파문이 일었다.
지난달 31일 CNN방송에 따르면 플린은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한 청중으로부터 “미얀마에서 벌어진 일들이 왜 여기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인지 알고 싶다”는 질문을 받았다.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자신을 해병이라고 소개한 노인이 이같이 질문하자 주변의 청중은 이에 동감한다는 뜻의 환호성을 질렀다. 플린은 이 질문에 바로 “아무 이유가 없다. (그런 일은) 여기서도 일어나야 한다. 그게 옳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의 극우 음모론 집단인 큐어논(QAnon) 추종자가 대거 참석했다고 CNN은 전했다. 플린은 “트럼프가 이겼다. 국민투표에서도 이겼고,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이겼다”면서 선거에 불복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플린은 대선 패배 직후에도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제안한 전력이 있다. 3성 장성 출신인 그는 지난해 12월 한 방송에 나와 “대통령이 원한다면 경합주에서 군사력을 행사해 선거를 다시 치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린과 관련한 보도를 ‘가짜 뉴스’라며 일축했지만 그즈음 백악관에서 ‘계엄령 아이디어’가 거론됐던 것은 사실이라고 당시 언론들이 보도했다.
큐어논의 일부 지지자들은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막을 것이라고 기대해 왔고, 지금까지도 미국 군대가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다시 복귀시킬 수 있다는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플린의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최근 하원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에서 축출된 리즈 체니 의원은 트위터에 “어떤 미국인도 미국의 폭력적인 전복을 옹호하거나 지지해선 안 된다”고 썼다. 애덤 킨징어 공화당 하원의원도 “우리가 헌법을 수호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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