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월 열린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총비서 바로 밑에 ‘제1비서’ 직책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당 대회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제1비서 자리에 해당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북한은 8차 당 대회 개정 당 규약 제3장 ‘당의 중앙조직’ 제26조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 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당 대회에서 선출된 7명의 비서보다 높은 제1비서 자리를 공식화한 것. 특히 당 규약에 “제1비서는 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란 내용을 추가했다. 권력 2인자를 용납하지 않던 북한이 김 위원장을 대리하는 당내 2인자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향후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사진)으로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자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아버지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높인 뒤 2016년까지 노동당 제1비서를 맡는 과도기를 거쳤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1월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지위가 수직 상승한 조용원 조직담당 비서가 맡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치 안정성 차원에서 제1비서 직책을 만들어놓고 유사시 김 위원장의 대리인이 필요할 때 김여정이나 당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사를 앉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 규약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 내세운 ‘선군정치’라는 표현도 삭제됐다. 군이 당의 영도를 받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의 이름도 규약에서 대거 빠졌다. 경제와 핵 개발을 함께 추진하는 ‘병진노선’ 표현이 빠지고 “자력갱생의 기치 밑에 경제 건설을 다그친다”는 표현이 들어간 것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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