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함께 차세대 소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나선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원전기업 테라파워의 설립자 겸 회장인 게이츠는 2일 마크 고든 미국 와이오밍주 주지사가 주재한 화상회의에서 테라파워가 버핏 소유의 전력회사 퍼시피코프와 함께 와이오밍주에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원전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는 이 회의에서 “나트륨이 에너지 산업에서 ‘게임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전은 조만간 문을 닫을 예정인 석탄 화력발전소 부지에 들어선다. 정확한 위치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서부 와이오밍주는 미국 최대 석탄 생산지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은 주(州)로 분류된다. 우라늄 채굴로 미국에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게이츠는 지난 2월 출간한 저서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원전을 확대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에 약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인 이 원전은 345MW(메가와트) 규모로 2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게이츠와 버핏이 손잡고 건설하겠다는 차세대 소형 원자로는 소듐(나트륨)냉각고속로 방식이다.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기존 원자로와 달리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시킨다. 물은 고온에서 촉매와 만나면 산소와 수소로 분해되는 탓에 유사시 수소 폭발 위험이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에도 수소 폭발로 인한 피해가 컸다. 나트륨은 수소를 만들지 않고 물보다 끓는점이 훨씬 높아 원자로 내부 압력을 높일 위험도 적다.
그러나 이 방식이 기존 원전보다 더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트륨이 물과 닿으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한때 ‘꿈의 원자로’라고 불렸던 ‘몬주’가 대표적이다. 몬주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한 원자로로 시범가동 1년 만인 1995년 나트륨 누출로 화재가 발생해 운전을 정지했다. 이후에도 사고가 잇따라 2016년 폐로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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