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일해공원’ 명칭 변경 이번에도 무산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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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대표들 군민 간담회 불참

경남 합천군 합천읍 황강변 3·1독립운동기념탑 옆의 일해공원 표지석. 동아일보DB
경남 합천군 합천읍 황강변 3·1독립운동기념탑 옆의 일해공원 표지석. 동아일보DB
전두환 전 대통령 호를 딴 경남 합천군의 ‘일해(日海)공원’ 명칭 변경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이던 공원의 이름을 2007년 1월 바꾸고 나서 14년이 흘렀지만 명칭 논쟁은 진행형이다.

합천군은 4일 시민단체와 지역 유관 단체, 지방의원, 이장단 등 30여 명을 군청으로 초청해 일해공원 명칭 변경 방안 확정을 위한 군민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합천군민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대표들이 불참해 간담회는 반쪽으로 끝났다.

이들은 단체 대표 전원의 참석을 희망했으나 합천군이 인원 형평성과 방역 등을 이유로 난색을 나타내자 불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간담회는 대체로 공원 명칭의 유지를 희망하는 주민들이 참석해 “명칭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합천군은 “균형 잡힌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군민 의견 수렴 방안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를 앞두고도 논쟁은 팽팽했다. 진보당 경남도당 등 진보정당과 시민단체들은 5·18을 맞아 “합천군은 역사 왜곡을 계속 묵인할 것이 아니라 일해공원 명칭을 바꾸고 전두환 생가 지원 사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해공원 명칭 변경 합천군민 운동본부도 출범시켰다.

반면 보수단체와 지역 원로 등은 “이미 오래된 이름을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합천군도 찬반양론이 여전히 팽팽한 만큼 군민이 납득하고, 여론이 동의하는 최종 결론에 도달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합천읍 황강변에 문을 연 이 공원은 2007년 합천군 주도로 명칭을 바꿨고, 2009년엔 전 씨 친필 휘호를 새긴 표지석도 세웠다. 명칭 변경 당시부터 지금까지 경남 진보 시민사회는 물론이고 광주전남 지역 5·18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합천군#일해공원#명칭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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