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잇단 발언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에게 경고를 날렸다.
5일 어나니머스는 유튜브에 ‘머스크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올렸다. 어나니머스는 “수백만 투자자들이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화폐 투자 수익에 의존한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의 산물인 에메랄드 광산에서 훔친 자산으로부터 태어난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아버지는 과거 남아공 에메랄드 광산을 소유했었다.
그러면서 “당신의 공개적인 변덕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꿈이 물거품 됐지만, 당신은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이들을 조롱했다”며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고 말했다.
어나니머스는 ‘해커 활동가’를 표방하며 2006년 만들어진 해커 집단으로 201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마비시켜 유명해졌다. 2015년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유럽 내 IS 조직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4, 5일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축제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서도 머스크를 성토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약 1만2000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온라인 금융방송 진행자 맥스 카이저는 머스크를 향해 공개적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고 이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비트코인 투자자이자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유명 선수인 러셀 오쿵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머스크를 향해 ‘우주 탐사 일이나 잘하라’는 의미를 담은 옥외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폭스비즈니스는 “머스크의 비트코인 트윗이 가상화폐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머스크는 맹비난을 받았다”면서 “머스크를 향한 적대감이 감돌았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자신을 향한 욕설에 콘퍼런스 참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오자 “이것은 지독한 마약”이라는 댓글을 달아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곳곳에서 머스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머스크의 가상화폐 관련 기행은 이어지고 있다. 그는 4일 트위터에 뜬금없이 남성의 체액을 상징하는 이모티콘(그림문자)과 로켓, 달 그림을 올렸다. 이어 ‘캐나다, 미국, 멕시코(Canada, US, Mexico)’라고 썼다. 투자자들은 이 그림과 국가 이니셜(CUM)을 ‘머스크가 곧 가상화폐 컴로켓(Cumrocket)의 가격을 달로 보낼 만큼 올릴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후 컴로켓 가격은 350%가량 폭등했다. 컴로켓은 18세 이상 성인 콘텐츠를 사고 팔 때 쓰이는 가상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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