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범죄 파문]사건 송치 54일만에야 첫 조사 “피해자 조사 늦어진 영향” 주장
남편 “혼인신고 하려고 휴가 내자… 상관 ‘보고 똑바로 하라’며 면박”
공군 검찰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 중사의 성추행 피해 사건을 초기에 넘겨받고도 두 달 가까이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군에 따르면 공군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초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 신고를 받고 한 달 만인 4월 7일 20비행단 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공군 검찰의 가해자(장모 중사·구속)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는 54일 만인 지난달 31일에야 이뤄졌다. 이마저도 첫 조사 일정을 이달 4일 이후로 계획했다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되자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 중사의 휴대전화도 이날 임의제출 방식으로 늑장 확보했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도 집행을 미적거린 것이다. 공군 검찰은 당시 이 중사가 심리적 불안정 등으로 피해자 조사가 늦어지면서 가해자 조사도 지연됐다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건 초기 양측의 주장이 극명히 갈렸고, 사건 송치 직후 이 중사가 군 고충상담관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낸 상황에서 가해자 및 목격자에 대한 신속한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 중사의 유족은 사건 직후 공군이 국선변호인으로 지정한 공군 법무관이 이 중사가 사망할 때까지 조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할 방침이다.
KBS에 따르면 이 중사의 남편은 진술서에서 성추행 뒤 이 중사가 옮긴 부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지난달 21일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반나절 휴가를 신청한 이 중사에게 상관이 ‘보고를 똑바로 하라’고 면박을 줘 이 중사가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 가해자인 장 중사는 이 중사를 숙소까지 따라가며 집요하게 사건 무마를 요구했고 상관인 A 상사와 B 준위 등의 회유에 이 중사가 “분하고 악에 받쳐 울었다”고 이 중사의 남편은 진술서에 썼다고 한다.
군 검찰은 이 중사의 성추행 피해를 은폐·회유한 혐의로 A 상사와 B 준위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사의를 수용한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은 당분간 계룡대에 머물며 늑장 보고 및 부실 조치 여부 관련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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