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경제가치 491조, 5년새 36%↑… 1인 평균 949만원
1인가구-반려동물 탓 집안일 늘어… 코로나로 집 머무는 시간 늘며 가중
여성 하루 노동시간 남성의 3.2배
집안일 경제가치 500조 육박
《음식 준비, 청소, 육아 등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500조 원에 육박하며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 수준으로 상승했다. 아직 여성이 가사노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의 2.6배가량이지만,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며 살림남(살림하는 남성)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맞벌이를 하는 직장인 최모 씨(30)는 아내와 집안일을 나눠 설거지나 화장실 청소처럼 ‘손에 물 묻히는 일’을 주로 하는 ‘살림남’이다. 결혼 4년 차인 최 씨는 “결혼 전부터 아내와 집안일을 어떻게 배분할지 상의해서 결정했다”고 했다. 2019년 자취를 시작한 직장인 김모 씨(30)는 “독립을 했더니 빨래, 청소, 요리까지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루 1시간 이상을 집안일에 쓴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안일(무급 가사노동)의 가치가 5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살림하는 남자(살림남)가 늘고 반려견 등과 관련한 집안일도 증가하고 있다.
21일 통계청의 ‘가계생산 위성계정’에 따르면 음식 준비, 청소, 돌봄 등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2019년 기준 490조9190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35.8%(129조4170억 원) 증가했다. 15세 이상 1인당 평균 949만 원어치의 무급 가사노동을 했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가사노동에 투입한 시간과 음식업, 청소업, 돌봄서비스업 등의 임금 통계를 반영해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를 측정했다.
집안일의 증가는 핵가족화로 인해 가사노동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1∼3인 가구가 전체 가사노동 평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3%로 2014년(50.9%)보다 6.4%포인트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1명씩 따로 살며 집안일을 하면 여러 명이 함께 살며 나눠 하는 것보다 가사노동의 총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기준 남성의 1인당 가사노동 가치는 5년 전에 비해 49.6% 늘어난 521만 원이었다.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27.9% 증가한 1380만 원이었다. 전체 가사노동 가치 평가액에서 남성 비중(27.5%)은 2004년(22.8%)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여성 1인당 하루 평균 무급 가사노동 시간은 205분으로 남성(64분)의 3.2배였다. 가사노동 유형별로 보면 반려동물 인구가 늘며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에 들어간 가사노동 평가액이 2019년 기준 14조4600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111.2%(7조6130억 원)나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과 집안일도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주부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5시간 5분으로 전년(4시간 39분)보다 26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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