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흥미로운 외신 소식을 하나 접했다. 17일 일본의 유력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우리나라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 크래프톤의 상장을 소개하면서 “좁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를 응시하면서 사업을 전개하는 한국기업이 거액의 자금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부러움을 표한 것이다. 또 이 신문은 한국에는 유니콘기업이 10개가 있는데 이는 일본을 앞지른 것이라며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 노력과 글로벌 기업가정신이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처럼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제2의 벤처붐’에 대해 해외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올 2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하이퍼커넥트의 2조 원대 글로벌 기업합병(M&A) 성공 이후 넥스트 쿠팡·하이퍼커넥트를 찾는 해외 벤처캐피털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해외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2000억 원 규모 글로벌 벤처펀드를 운용할 운용사를 모집했는데 무려 27개사가 출자를 요청하면서 약 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당초 계획의 4배가 넘는 9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해외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벤처·스타트업과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점점 격화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최근 벤처투자 시장조사기관 CBinsights에 따르면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의 유니콘기업이 작년 말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을 쏟아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면 끊임없이 뛰어야 한다”는 말처럼 글로벌 벤처 육성 마라톤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민관의 협업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우리 정부에서도 제2의 벤처붐을 넘어 지속성장 가능한 창업·벤처생태계가 조성되도록 민간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특히 벤처·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인재와 자금’ 애로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불거진 정보기술(IT) 인력난을 해결하고자 기업이 선발하고 기업이 교육하는 ‘벤처·스타트업 아카데미’를 중기부·고용부 협업을 통해 마련한 바 있다. 벤처기업의 인재 유입 수단인 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관계부처와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대기업 등의 벤처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제도를 올해 말 시행할 예정이다.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주식 및 실리콘밸리식 투융자 복합금융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올해 중 벤처기업법 및 벤처투자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오늘날 벤처·스타트업의 활동영역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례로 ‘센드버드’라는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창업했으나 미국 실리콘밸리로 본사를 옮겨 글로벌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벤처강국이 되려면 한국이 세계에서 창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고 벤처·스타트업들이 느끼도록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제2의 벤처붐을 계속 이어나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