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이 독재 규탄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요구하며 시위하던 재소자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EFE통신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이중 5명은 여성으로 알려졌다.
최대도시 양곤 외곽의 인세인 교도소에서는 23일부터 군부를 규탄하고 방역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여성 수감자 구역을 중심으로 “독재를 끝내자! 혁명을 시작하자!”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시위는 곧 교도소 전체로 번졌고 일부 교도소 직원들도 동참했다. 이후 약 3시간 뒤 군 트럭이 교도소로 진입해 재소자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코로나19가 번지는 와중에 재소자들에 대한 적절한 의료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시위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약 1만 3000명이 수감된 이 교도소의 수감자 대부분은 2월 1일 쿠데타 후 반군부 시위를 벌인 인사들이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측근인 냔 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중앙집행위원 또한 쿠데타 직후 수감됐고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상태가 위중해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0일 숨졌다. NLD의 법률고문인 쪼 호 역시 최근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호흡 곤란으로 21일 병원에 이송됐다. 군경은 인세인 교도소에서 불과 6명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미얀마의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는 각각 26만9525명, 7111명이다. 군경 발표의 신뢰도가 낮고 현지 의료체계가 낙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와 사망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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