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20년 만에 군함을 남중국해로 파견했다. 이곳에서 미국 등 동맹들과 합동훈련을 실시해 중국을 압박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중국 간의 긴장이 높아질 전망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해군 구축함 ‘바이에른(Bayern)’호가 2일 북부 니더작센주 빌헬름스하펜에서 출항해 6개월 간 인도태평양 순찰 및 훈련 임무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에른호의 핵심 임무는 미국, 호주, 일본 등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탑승한 병사만 200명이 넘는다. CNN은 “독일이 남중국해에 군함을 파견하는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라며 “중국의 영토 확장 야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서방국가들의 남중국해 군사력 증강에 동참한 것”이라고 전했다.
남중국해는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바다로 매년 5조 달러(5749조 원) 규모의 무역량이 오가는 곳이다. 2000배럴 이상의 석유 자원도 매장돼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러나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 섬들을 일방적으로 점령해 전투기 활주로를 건설하는 등 군사를 기지화한 후 남중국해 해역(350만㎢) 중 200만㎢ 이상을 자국 관할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2015년부터 이 지역에 전함을 보내 중국을 압박해왔다.
이번 바이에른호 파견에 대해 아네그레트 크람프 카우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인도태평양 해상 항로가 더 이상 개방되지도, 안전하지 않다.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힘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동맹들과 함께 국제질서를 지키고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인도태평양은 미래의 국제질서가 결정되는 곳”이라며 “동맹들과 함께 안보 정책 협력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출항은 독일이 남중국해가 중국의 영토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서방의 남중국해 진입이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어 긴장이 커질 전망이다.
바이에른 호는 남중국해 합동 훈련 후 유엔 대북제재 위반 행위 감시 차원에서 북한으로 불법 반입되는 물자 환적과 밀수도 단속할 방침이다. 귀환 도중 미국-유럽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지중해 해상 보안 임무인 ‘바다의 수호자 작전’, 유럽연합(EU)과의 합동훈련인 ‘아틀란타 작전’도 펼치게 된다. 11월에는 한국 서해안에도 기항한 후 내년 2월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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