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달라도 항일 한마음” 한-중 공동투쟁의 자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임정주석’ 김구선생 도장 등 독립기념관 내일부터 특별전

“같음으로써 서로 구제하면 어떤 환난인들 구제 못하며, 구제하기를 서로 함께하면 어떤 걱정인들 같지 않으랴.”

독립운동가 신규식(1879∼1922)이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의 뜻으로 1912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한인독립운동단체 동제사(同濟社)를 창립하며 작성한 취지문의 일부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상하이로 망명한 신규식은 독립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에 모인 이들과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규식은 동제사 창립 3년을 기념해 이 취지문을 손수 붓글씨로 옮겨 썼다. 이 작품을 비롯해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에서 펼쳐진 한인 독립운동과 한중 공동 항일투쟁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60점이 전시된다.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기념관이 13일부터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개최하는 ‘연합국과 함께한 독립운동: 한·중 공동 항전’ 특별기획전에서다.

상하이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인들과 함께 항일투쟁을 전개했다. 중국 내에서는 1931년 만주사변을 계기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었다. 그 이듬해 1월 상하이에서 일본인 승려들이 중국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 상해사변이 발생한다. 당시 푸단대에 재학 중이던 독립운동가 안병무(1912∼1986)는 학생 의용군으로 전투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는 안병무가 당시에 참전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인 학생 의용군과 서명을 주고받은 수첩이 전시돼있다. 한중 공동 항일투쟁의 기록이다.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이 중국 정부의 주요 인사와 교류하기 위해 작성한 서한에 찍은 도장(등록문화재 제440-1호·사진)도 살펴볼 수 있다. 황색 옥석으로 만든 이 도장 윗부분에는 구름무늬가 새겨져 있다. 김구 선생은 이 도장을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으로 선출된 1940년부터 1945년 귀국할 때까지 사용했다.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광복은 우리가 미국 중국 등과 함께 일제에 맞서 쟁취해낸 성과”라며 “내년이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한중 공동 항일투쟁의 역사를 주제로 준비한 이번 전시가 양국 간의 평화적이고 우호적인 관계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적#항일#한국#중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