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尹 정리’ 녹음파일 다 공개하라” 이준석 “그냥 딱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8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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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17일 통화 내용 일부 공개
원희룡, 18일 녹음파일 전체 공개 촉구

지난 6월 18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18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통화 내용을 둘러싼 양 측의 진실공방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이 대표는 ‘곧 정리된다’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통화를 기록한 내용을 공개했고, 원 전 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곧 정리된다’는 대상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고 주장하며 녹음파일 전체 공개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17일 밤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이뤄진 원 전 지사와의 통화를 녹취한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음성파일을 텍스트로 변화해주는 ‘클로바노트’를 사용해 원 전 지사와의 통화 내용 중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을 공개한 것이다.

이 대표가 올린 통화 내용에서 원 전 지사는 “우리 캠프로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너무 걱정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지금 초기에, 제가 봤을 때는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이제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연구원 내부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저거 곧 정리됩니다. 지금”이라며 “이사님 오르고 계십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사님은 원 전 지사를 지칭할 때 쓴 표현인 ‘지사님’의 오역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대표가 이날 공개한 통화 내용에는 원 전 지사가 문제 삼은 부분이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기록돼 있다. ‘곧 정리된다’는 대상이 경선 과정의 갈등을 의미하는 것이지 원 전 지사의 주장처럼 윤 전 총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에 앞서 국회방송 인터뷰에서도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 중 ‘곧 그런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이날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이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곧 정리된다’ 발언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곧 정리된다’ 발언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원 전 지사는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가 갖고 있는 녹음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확하지도 않은 인공지능 녹취록의 일부만 풀어 교묘히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며 “전체 녹음파일을 확인하면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어감과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전 지사는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말한다. ‘곧 정리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라며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와의 통화 내용에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곧 정리될 것이고, 원희룡은 오르고 있어서 축하한다는 덕담까지 한 것”이라며 “이 내용을 어떻게 갈등상황이 정리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원 전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고 적었다.

통화 일부를 이미 공개했음에도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는 원 전 지사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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