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물가 뛰고 현찰 바닥… 경제파탄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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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매체 “달러 부족-해외 원조 끊겨”
식료품 가격 작년比 50% 이상 올라
탈레반, 2주내 차기 정부형태 발표
판지시르에 병력… 저항세력 압박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이 정국 혼란 속에 물가가 급등하고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등 경제 파탄 위기에 몰리고 있다. 무장세력 탈레반은 수도 카불에서 아프간 정치인들을 만나 새 정부 구성 논의에 착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 “물가가 오르고 현금이 바닥나면서 아프간 경제가 파탄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경제는 화폐(아프가니) 가치가 폭락하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달러 부족도 당장 문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 미국에 예치된 아프간 정부 자금은 동결됐다. 경제의 20% 이상을 의존하는 해외 원조 자금도 끊겼다.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보내는 돈도 연간 8억 달러(약 9400억 원)에 이르는데 송금업체들마저 문을 닫아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니스캐넌센터의 에드 돌런 연구원은 “주민들은 아프가니를 달러로 바꾸려 하겠지만 어려울 것이다.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지면서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카불의 유엔 세계식량계획 관계자는 20일 “가뭄에 전쟁까지 겹쳐 밀 가격이 5년 평균보다 24% 높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도 19일 보고서에서 “밀, 쌀, 설탕 등 식품 가격이 지난해 초 대비 50% 이상 올랐다”고 했다. 초(超)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언론 스푸트니크통신은 최근 카불에 입성한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앞으로 2주 안에 차기 정부 형태를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탈레반 측 관계자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아프간 현지 매체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정치국원들이 22일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고등평의회(HCNR) 위원장 등과 만났다. 압둘라 위원장은 22일 “안보와 정치 발전, 포괄적인 정부 구성에 관해 탈레반과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일부 정치인은 “포괄적인 정부가 구성되지 않는다면 (다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논의 과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탈레반은 카불 입성 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과거 집권기(1996∼2001년) 국호인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토후국)를 사용하고 있다.

탈레반은 카불 북부 판지시르 계곡을 향해 22일 병력을 출발시켜 이곳에 집결한 저항세력을 압박했다. 탈레반은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탈레반 수백 명이 판지시르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저항 세력은 판지시르와 파르완, 바글란주 일부 지역에 집결해 있다.

#아프간#물가#현찰 바닥#경제파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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