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63곳 가운데 24곳은 사업자 신고를 위한 필수 요건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조차 신청하지 않아 무더기 폐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상화폐 사업자의 신고 준비 상황과 불법 행위 등을 점검한 결과, 7월 말 현재 영업 중인 가상화폐 거래소 63곳 중 21곳만 ISMS 인증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기존 거래소는 다음 달 24일까지 ISMS 인증 획득, 은행의 실명 계좌 발급 등의 일정 요건을 갖춰 금융당국에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ISMS 인증을 받은 21곳 중 요건을 충족해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한 거래소는 현재 업비트가 유일하다.
ISMS 인증을 받지 않은 42개 거래소 중 24곳은 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인증 획득에 최소 3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 거래소들은 9월 25일부터 영업이 불가능한 셈이다. 인증 심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18곳도 기한 내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줄폐업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4월 16일부터 지난달까지 가상화폐와 관련된 유사수신 등 불법 행위 141건, 520명을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2556억 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추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 달 24일까지 신고하지 않는 거래소는 폐업이나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은 사전에 예치금이나 가상화폐를 인출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특금법 신고 기한 연장 가능성과 관련해 “법률에 따라 충분한 신고 기간이 주어졌다. 가급적 당초 일정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20개국(G20),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상당수 전문가는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보기 어렵고, 화폐로서도 기능하기 곤란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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