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밝힌 ‘위드(with) 코로나’ 전환의 기본 조건이다. 이 정도까지 접종이 진행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일상의 병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6일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52.7%, 2차(얀센 백신은 1차)까지 마친 접종 완료율은 26.0%다. 이 중 고령층(60세 이상)의 접종 완료율은 60% 수준이다. 물론 접종률이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여부 등도 변수다. 위드 코로나 전환이 이뤄져도 마스크는 계속 쓸 가능성이 높다.
○ 위드 코로나 조건…접종률·변이·의료 역량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전략 전환을 하려면 고령층은 90% 이상, 일반 성인은 80% 이상 예방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는 신규 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전략이다.
정 청장은 이어 “(인도발 ‘델타 변이’ 유행처럼) 새로운 변이가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고 의료 체계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그 대신 “예방 접종률을 10월 말까지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은 방역 전략이 바뀌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화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 두기’나 방역수칙을 완화할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제일 늦게까지 유지해야 하는 개인 방역수칙”이라고 말했다.
‘부스터샷’(접종 완료 후 추가 접종) 시기에 대해선 “이르면 4분기(10∼12월)”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정부는 올해 1억9000만 회분의 백신을 확보해 접종을 진행 중”이라며 “이는 (현재 접종 대상이 아닌) 소아, 청소년과 임신부뿐 아니라 일부 부스터샷에도 충분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 하루에 20명 사망…4차 유행 최다
26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82명으로 한 주 전 2152명보다 줄었다. 하지만 3차 유행 때인 1월 15일(22명) 이후 223일 만에 가장 많은 2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4차 유행은 물론이고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20명대 사망자가 나온 건 26일이 처음이다. 전 국민의 절반이 넘는 2707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쳤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델타 변이 유행이 거세다는 의미다. 방대본에 따르면 신규 사망자 20명 중 18명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또 20명 중 6명은 백신을 1차만 접종한 ‘불완전 접종’이었다. 사망자 중 2차 접종 완료자는 없었다.
이에 따라 기저질환을 지닌 고위험군을 모니터링하고 중환자를 치료하는 데 의료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아무 증상이 없는 확진자도 생활치료센터에 격리시키고 있는데, 오히려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집중해야 할 의료 역량이 분산돼 센터 내 사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무증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자택 치료를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진 이유다. 임호근 중앙사고수습본부 생활치료센터확충반장은 “생활치료센터 내 확진자의 건강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일제 점검하고 병원 이송에 119뿐 아니라 민간 구급차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가 구성한 코로나19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재의 거리 두기 방식은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비교해 효과가 작다”며 “중환자 진료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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