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보고’ 순천만 지키기 30년…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인정받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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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종 동물-340여종 식물 서식
골재 채취 반대 등 환경운동 결실
순천시, 오늘 세계유산 등재 세미나
통합 세계유산센터 건립 건의 계획

한 폭의 그림 같은 순천 갈대밭 25일 전남 순천시 대대동 갈대밭은 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고즈넉한 정취를 풍기고 있다. 순천만 갯벌은 순천시 대대동과 도사동, 해룡면과 별량면에 펼쳐져 있는 생태계 보고다. 순천시 제공
한 폭의 그림 같은 순천 갈대밭 25일 전남 순천시 대대동 갈대밭은 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고즈넉한 정취를 풍기고 있다. 순천만 갯벌은 순천시 대대동과 도사동, 해룡면과 별량면에 펼쳐져 있는 생태계 보고다. 순천시 제공
30일 전남 순천시 대대동 갈대밭은 연두색 갈꽃으로 물들었다. 갈대는 10월이 되면 씨앗인 흰색 갓털을 바람에 날리며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순천만 갯벌(28km²)은 국내에서 물새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멸종위기 철새들이 가장 많이 월동한다. 해안선 40km를 따라 형성된 갯벌에서는 세계적인 희귀조류 48종을 포함해 총 252종, 10만 마리가 서식한다. 한국을 찾는 도요물떼새 60여 종 가운데 30여 종이 순천만에서 관찰되고 있다.

순천만은 국내 200여 개 주요 습지 가운데 멸종위기종 조류가 가장 많이 찾는 쉼터다. 300여 종의 동물과 34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순천만 갯벌을 세계에 자랑할 유산으로 가꾼 것은 바로 28만 순천 시민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생태계 보고’ 순천만 30년 지킴이

순천 시민들이 30년 동안 벌인 순천만 보전운동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국내 대표 생태 관광지를 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순천 시민들은 1992년부터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인 동천 하류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골재 채취 반대운동을 벌였다. 순천만 생태를 조사하고 순천만 갈대제를 개최하는 등 순천만 보호를 위해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순천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국내 대표 생태관광지로 육성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06년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람사르협약에 등록했다. 순천만 보전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9년에는 순천만 주변 오리농장과 음식점을 옮기고 농경지 전봇대 282개를 철거했다.

2011년부터 10년간은 순천만 보호를 위한 틀을 마련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순천시는 2013년 순천만으로 도심이 확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종의 ‘에코벨트’인 순천만국가정원(112만 m²)을 조성해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2015년 순천만 주변 강 하구와 농경지 일대 5.394km²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추가 지정됐고 올 7월 신안갯벌, 고창갯벌, 서천갯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 ‘세계유산 꽃’ 순천만 갯벌

순천시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순천만 갯벌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갯벌연구소를 운영하며 중국 일본 몽골 베트남 등 동아시아 17개국의 습지 보전을 위한 동아시아람사르지역센터를 이끌고 있다.

순천시는 한국 갯벌 통합 세계유산센터 건립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통합 세계유산센터는 한국 갯벌을 중심으로 중국 보하이만 갯벌 등을 연결하는 황해권역 갯벌 보전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보성군과 함께 순천만∼여자만 권역 유네스코 해양정원 조성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순천시는 31일 오후 1시 반부터 4시간 동안 순천만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양방향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는 ‘30년 순천만 보전 역사, 세계유산 꽃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국제기구, 국내외 전문가, 순천 시민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안한다. 세미나를 마치고 오후 6시 50분부터 2시간 동안 순천시 해룡면 와온해변에서 순천만 갯벌 음악회를 진행한다.

허석 순천시장은 “30년 전 순천만 갯벌이 사라질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은 자연과 공생하는 길을 택했고 그 결과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인정받았다”며 “순천시가 보유한 습지관리 경험과 노하우를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순천만 지키키#생태계#생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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