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경항모에 탑재할 유력 후보, 임무후엔 헬기처럼 수직 착륙도
양국, 탐색구조-군수물자 교환 훈련… “韓-英 원팀 임무 수행능력 확인”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 인근 동해상. 영국의 최신예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6만5000t)과 이를 호위하는 구축함, 지원함으로 이뤄진 항모전단이 검푸른 바다 위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방한 기간 한국 해군과 탐색구조 및 군수물자 교환 등 연합해상훈련이 한창이었다.
취재진을 태운 블랙호크 헬기는 부산 해군 작전기지를 이륙한 지 30여 분 만에 퀸엘리자베스 항모에 내렸다. 축구장 2개 면적의 비행갑판에선 F-35B 스텔스전투기 10여 대가 이착함 훈련을 하고 있었다. 긴 활주로가 필요한 F-35A와 달리 F-35B는 헬기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사출장치(캐터펄트)가 없고, 활주로가 짧은 중경량급 항모에서 운용할 수 있다.
F-35B스텔스기는 동체 상부의 리프트팬(엔진)을 열어 최대 출력으로 올린 뒤 굉음을 내면서 5초 만에 쏜살같이 활주로를 내달려 이륙했다. 활주로 끝단의 ‘스키점프대’는 14t에 달하는 F-35B 스텔스기를 하늘로 도약시키는 역할을 했다. 비행갑판에서 지켜보는 취재진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충격파가 전해졌다.
이어 비행 임무를 끝낸 F-35B 1대가 제자리 비행을 하면서 항모에 천천히 접근한 뒤 활주로에 사뿐히 착륙했다. F-35B는 우리 군이 2030년대 초 전력화를 목표로 내년 국방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한 경항공모함(3만 t급)에 탑재할 수직이착륙기의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항모에 배치된 F-35B 비행대대를 지휘하는 제임스 블랙모어 항모비행단장(해군대령)은 “퀸엘리자베스 항모는 F-35B 운용에 최적화돼 있고, 최대 36대를 탑재할 수 있다”며 “함재기를 실은 항모는 잠재적 적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고, 국가 필요시 어느 곳이든 전력을 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영국 해군에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이고, 한국 등 동맹국과의 연합훈련은 상호운용성과 통합성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라고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스티브 무어하우스 항모전단장(해군 준장)도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한국 해군과 한 팀으로서의 임무 수행 능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영국을 출항한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인도양과 남중국해, 서태평양 등을 거치면서 미 항모전단 등 동맹국과 강도 높은 연합훈련을 실시해 왔다. 2017년에 취역한 퀸엘리자베스 항모는 가스터빈과 디젤엔진을 갖춘 재래식 중형 항모다. 영국 해군의 F-35B 스텔스전투기 8대와 미 해군의 F-35B 10대를 탑재하고 구축함 2척과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핵추진잠수함 1척 등으로 항모전단을 구성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