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최된 제76차 유엔 총회에 방탄소년단(BTS·사진)이 초청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서 한국말로 연설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은 2018년과 2020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 청년들은 변화에 겁먹기보단 ‘웰컴’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들은 기후변화 등 환경 이슈를 언급하며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길을 찾는 분들이 계실 테니 우리 미래에 대해 너무 어둡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예방접종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과 만나고, 오늘 이 자리에 서기 위한 일종의 티켓”이라며 멤버 모두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다른 사람들이 백신을 맞도록 격려하는 데 목소리를 내주고, 이 팬데믹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총회에서 입은 의상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장 스타일의 이 의상은 국내 패션 업체에서 만든 친환경 재활용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 연설에서 전한 메시지와 어울리며 방탄소년단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유엔 본부에서 올린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습니다. 21일 뉴욕타임스는 ‘BTS가 유엔에서 무대 중심에 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동적인 춤 동작과 중독성 있는 가사, 열광적인 팬으로 유명한 BTS가 7분간의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홍보하고, 젊은이들의 회복력에 찬사를 보냈다”고 소개했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유엔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BTS의 연설을 지켜봤습니다. 유엔 유튜브 계정에서 공개한 BTS의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는 사흘 만에 1400만 회 조회됐습니다.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교수는 ‘소프트파워’(2004년)라는 저서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파워와 달리 소프트파워는 문화, 가치관, 소통, 공감 등의 요소를 통한 국가의 힘을 뜻합니다. 샘 리처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유튜브로 중계된 자신의 강의에서 “불과 50년 만에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동시에 가지게 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습니다. 마침 국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최대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오늘의 톱10 콘텐트’ 1위에 올랐습니다. 세계 많은 국가들이 한국 드라마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김구 선생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를 꿈꿨습니다. 그가 소망한 아름다운 나라는 소프트파워가 강한 문화 강국입니다.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군사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했던 김구 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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