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을 주장하며 위층에 사는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려 2명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범행을 마음먹고 윗집에 올라갔다”며 계획적 범행을 인정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5년 전부터 위층과 층간소음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범행 당시 화가 나 범행(살인)에 대해 마음을 먹고 위집에 올라갔다고 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정모 씨(34)가 3개월 전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 당시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린 뒤 피해자를 보자마자 흉기를 휘두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해왔다.
하지만 정 씨는 “흉기를 호신용으로 구입했으며 수개월 전부터 범행 준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10월 6일까지 수사한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범죄 심리 분석관이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정 씨에 대해 세 차례 심리조사를 한 결과 ‘내성적인 은둔형 성격’으로 판단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정 씨는 일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생활했다. 사람들과 만남도 갖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었다. 경찰은 “내성적이지만 각종 환경에 민감한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씨는 전날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 출석 과정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 등 말을 아꼈다. 이웃들은 “정 씨가 청소, 샤워소리에도 층간소음을 항의할 정도로 예민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27일 오전 0시33분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 위층에 사는 가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30대 부부를 숨지게 하고 피해자의 60대 부모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피해자 부부의 10대 자녀 2명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놀라 방문을 잠가 화를 면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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