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박찬욱(58)이 사진작가로 대중 앞에 섰다.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1일 시작된 개인전 ‘너의 표정’을 통해 2013년부터 최근까지 찍은 사진 30점을 소개했다.
이날 만난 박찬욱은 “관람자가 어떤 사진 앞에 섰을 때 사진 속 피사체와 일대일로 대면하며 피사체의 표정, 그걸 보는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상상해 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그에게 일종의 해방구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영화를 찍을 때 사전 계획을 철저히 세운 후 촬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우연성에 기댄다. 그는 “이어폰을 끼고 크게 음악을 들으면서 미친 듯이 돌아다닌다. 그러다 딱 마주치는 찰나의 만남,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셔터를 누른다”고 했다.
그는 “영화는 여럿이 함께한다는 점이 참 행복하지만, 한없이 힘들 때도 있다. 내성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해 겁먹고 영화감독 일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그에 비해 사진은 참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영화 일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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