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배터리 수급 다변화… 독점→투트랙
2025년까지 배터리 130GWh 이상 확보 목표
후발주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보다 먼저 협약
삼성SDI 이달 계약 체결 전망
美 미래 전기차 산업 국내 배터리 3사와 공존
LG가 글로벌 4위권 완성차그룹 스텔란티스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추진한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출범한 완성차 업체다. 지난 7월 그룹 전동화 계획 발표 이후 삼성SDI가 유력한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로 거론됐다.
실제로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했고 합작사 추진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을 추가 배터리 공급 업체로 낙점한 것. 미국 3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수급 방식 다변화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확보할 수 있었던 물량 일부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이르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8일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공급 물량 규모는 스텔란티스가 향후 발주할 전체 물량의 50% 미만 수준이라고 한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7월 9일 ‘EV데이‘를 열고 오는 2025년까지 130기가와트시(GWh) 넘는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발표와 함께 국내 배터리 3사가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 협력하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삼성SDI가 가장 유력한 파트너 업체로 여겨졌다. 특히 삼성SDI 역시 미국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고 실제로 스텔란티스와 논의를 진행하면서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 이후에는 미국 내 삼성SDI 배터리 공장 설립과 투자가 힘을 받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제 계약과 관련된 결실은 아직 없다.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반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배터리산업 특성상 대규모 금액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결과적으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관련 계약은 후발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보다 늦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텔란티스가 9월 말까지 배터리 공급과 관련된 파트너십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며 “삼성SDI 결정이 지연되면서 다른 공급 업체 물색을 병행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계약은 이달 내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GM과 포드에 이어 스텔란티스까지 국내 배터리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미래 전기차 산업은 국내 배터리 3사와 공존해야 하는 시장 환경을 갖추게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