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미, 中견제 ‘국방 워킹그룹’ 잠정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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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印太전략-韓 신남방정책 연계
지난달 美 제안에 한국측 동의

한미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국방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동참에 미온적인 한국에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군사 분야 협력 동참을 압박하자 한국이 수용한 모양새다. 한미가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첫 군사 협력에 시동을 건 만큼 미중 갈등 속 한국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지난달 27∼28일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전략과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연계시킬 국방 분야의 워킹그룹 창설을 제안했고 이에 한국 측도 동의했다. KIDD는 2011년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합의에 따라 2012년부터 매년 두 차례 정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고위급 국방·외교 정책협의체다.

美, 中견제 군사협력 압박… 韓, 외교 시험대
한미 ‘印太전략 워킹그룹’

한미는 12월 초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한 한미 간 국방 분야 워킹그룹 창설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된 실무협의체인 만큼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킹그룹 창설 논의는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9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킹그룹 창설에 대해 한미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올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한미 국방 분야 워킹그룹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국 견제 성격이 뚜렷한 ‘쿼드’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미중 사이 줄타기를 계속해 온 문재인 정부를 향해 바이든 행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동맹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강화해 달라는 압박을 높여 왔다는 것.

특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남중국해 등 미중의 군사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역에서 동맹국들과 대(對)중국 공동전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중국도 시차를 두고 실탄 사격훈련을 벌이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미국이 워킹그룹을 통해 한국에 다양한 군사적 행동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소식통은 “워킹그룹 관련 논의는 초기 단계”라면서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접점을 찾아간다는 것은 그동안 한미가 강조해 온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달 28일 KIDD 종료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워킹그룹에 대한 언급 없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포함한 양국의 지역 전략에 대한 협력을 증진하기로 하였다”고만 밝혔다.

#한미#워킹그룹#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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